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성경을 읽다 보면 성경은 정말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정교하고도 세밀한 책이란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중 한 예가 사람에게 허락하신 음식에 대한 부분입니다. 요즘은 환경 오염과 생산 비리로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점점 줄어들기에 많이들 한탄스러워합니다. 얼마 전 중국에서 생산하는 절인 배추의 경악할만한 수준의 비위생적인 과정을 보고는 다시는 김치 사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머나먼 원죄의 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6일째 되는 날 모든 짐승과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먹거리를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보라, 내가 온 지면 위에 있는 씨 맺는 모든 채소(every herb bearing seed)와 속에 씨 맺는 나무의 열매를 가진 모든 나무(fruit of a tree yielding seed)를 너희에게 주었노니 그것이 너희에게 먹을 것이 되리라. 또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날짐승과 속에 생명이 있어 땅에서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채소 (every green herb)를 먹을 것으로 주었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창 1:29-30 흠정역)” 여기서 제 눈에 특별히 들어온 부분은 창세 때에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두 채소를 먹었었지만, 사람들은 특별히 그 안에 씨가 있는 채소나 씨가 있는 과일을 먹었고 짐승들은 그냥 채소(푸른 채소)를 먹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3장에서 아담의 범죄로 땅이 저주 받자 일어난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먹거리의 변화입니다. “또한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 네가 들의 채소를 먹으며(the herb of the field) 땅으로 돌아가기까지 네 얼굴에 땀을 흘려야 빵(bread)을 먹으리니 이는 네가 땅에서 취하여졌기 때문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창 3:18-19 흠정역).”이처럼 죄를 범하기 전에는 사람과 짐승의 먹거리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지만(씨 맺는 채소 vs 그냥 채소), 범죄로 땅이 저주받자 사람도 짐승처럼 그냥 채소도 먹게 되어 차이가 없게 됐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마치 범죄로 영이 죽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자 인간도 짐승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았습니다. “내가 내 마음속으로 사람들의 아들들의 상태에 대하여 이르기를, 하나님께서 그들을 드러내시리니 이것은 자기들이 짐승임을 그들이 보게 하려 하심이라…(전 3:18 흠정역).” “그러나 이들은 잡혀서 죽도록 지어진 짐승들 곧 본래 이성이 없는 짐승들 같아서 자기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들을 비방하므로 자기들의 부패 속에서 철저히 멸망을 당하며(벧후 2:12 흠정역).”

하지만 성경을 읽을수록 느끼게 되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긍휼에, 이런 먹거리의 변화가 온 것은 짐승과 다를 바 없어져서라기보다는 먹을 게 풍성하던 에덴동산에서 저주받은 땅으로 쫓겨나게 된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배려로 느껴졌습니다. 왜냐면 하나님께서 태초에 먹거리로 주신 ‘씨 맺는 모든 채소’란 특히 곡식을 의미하는 걸 텐데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땅이 저주받으면서 ‘얼굴에 땀을 흘려야 빵(bread)(창 3:19)’을 먹을 수 있게 됐으니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시고 ‘채소’도 먹을 수 있게 하신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은 노아의 홍수 이후에도 비슷한 이유로 한 번 더 인간의 먹거리에 변화를 주십니다. 아마도 홍수로 인해 땅의 모든 생물이 죽어 먹을 것이 부족해진탓일 것입니다.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날짐승과 땅 위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고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내가 그것들을 너희 손에 넘겨주었노라. 살아서 움직이는 모든 것은 너희에게 먹을 것이 될 것이요, 푸른 채소와 같이 내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주었노라(창 9:2-3 흠정역)”. 이리하여 처음에는 씨 맺는 채소나 씨 맺는 과일만 먹었던 인간은 살아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먹게 됐습니다.

이랬던 음식 규례는 노아의 홍수 약 1000년쯤 지난 후에는 모세의 율법이 옴으로 이스라엘에겐 정결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으로 나뉘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오셔서 구약을 성취하시고 이방인에게도 구원이 임하게 된 후에는 다시 노아의 홍수 때처럼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예수님은 율법과 정결함을 강조하는 바리새인들에게 ‘입으로 들어가는 게 사람을 더럽히는 게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게 사람을 더럽힌다(마 15:11)’고 말씀하셨습니다. 바울은 “어떤 사람은 자기가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다고 믿고 다른 사람은 약하여 채소를 먹느니라. 먹는 자는 먹지 아니하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아니하는 자는 먹는 자를 판단하지 말라. 하나님께서 그를 받으셨느니라(롬 14:2-3 흠정역)”고 하며 “음식물로 인해 하나님의 일을 망하게 하지 말라. 모든 것이 참으로 순수하되 실족하게 하며 먹는 그 사람에게는 그것이 악하니라(롬 14:20 흠정역)”고 합니다.

예수님은 인자가 다시 오는 날도 노아의 때와 같아서 노아가 방주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먹고 마시며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쓸어버릴 때까지 알지 못했던 것 같으리라고 하셨습니다(마 24:37-39). 하지만 빛의 자녀인 우리는 어둠 속에 있지 않기에 그날이 우릴 도둑같이 덮치지 못합니다(살전 5:4-5). 오직 우리는 주님이 다시 오실 그날까지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길 바라고 또 소망합니다(고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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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을 바르게 나누어 네 자신을 하나님께 인정받은 자로,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나타내도록 연구하라(딤후 2:15)" 성경 관련 질문이나 코멘트는 gloryb2mylord@gmail.com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I am a diligent student of the Word. Please reach out to me with any bible related questions or comments via the email address ab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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