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이로 말미암아 그는 새 언약의 중보자시니 이는 첫 언약 때에 범한 죄에서 속량하려고 죽으사 부르심을 입은 자로 하여금 영원한 기업의 약속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언약’으로 번역된 헬라어 ‘diathéké(디아데케/디이아데이케이)’는 ‘testament(증언, 유언), will(유언장), covenant(언약)’을 뜻하는 단어입니다(단어를 누르면 ‘diathéké‘가 쓰인 모든 구절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약에 총 33번 나오는데 킹제임스 영어성경을 보면 ‘언약(covenant)’으로 번역한 구절도 있고 ‘유언 또는 증언(testament)’으로 번역한 구절도 있습니다(약속, 언약을 뜻하는 숫자 33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길 누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 단어의 뜻은 한국어로는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언약은 언약인데, 죽음을 근거로 하는 언약, 즉 유언이자 증언을 뜻하기도 하는 총괄적인 단어가 한국어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로 흠정역은 ‘상속 언약’이란 표현을 만들었습니다. 언약은 언약이되 죽음을 전제로 한 언약이란 의미를 포함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일단 저도 더 좋은 단어가 지금으로서는 생각나지 않기에 아쉬우나마 ‘상속 언약’이란 표현을 쓰려고 합니다.
본절에 ‘중보자’로 번역된 헬라어 ‘mesités(메시이테스)’는 중재자란 뜻이지만 어떤 계약이 이행될 것을 보증하는 사람을 뜻하기에 맞게 번역됐다고 생각합니다. ‘속량’으로 번역된 헬라어 ‘apolutrósis(애폴루트로시스)’는 ‘몸값을 지불해서 풀려나게된 상태’를 의미하며 ‘구원’을 뜻합니다. 따라서 ‘속량’으로 번역해도 되고 ‘구속’으로 번역해도 됩니다. ‘기업’으로 번역된 ‘kléronomia(클레이로노미이아)’는 ‘유산 혹은 상속’을 의미하기에 ‘유업’으로 번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약속(epangelian)’ 앞에는 정관사 ‘그(tēn)’가 붙습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dia) 그는 새 상속 언약의 중보자시니, 첫 상속 언약 아래의(tōn epi) 범죄들을 구속하시기 위해(eis) 죽으심으로써, 영원한 유업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그 약속을 받을 수 있게 하심이라“
16 유언은 유언한 자가 죽어야 되나니
‘유언’으로 번역된 단어는 도로 ‘testament(증언, 유언), will(유언장), covenant(언약)’를 뜻하는 ‘diathéké(디아데케)’입니다. 그리고 본절 번역에 빠져있는 단어가 여럿 있지만 그중 한 단어만 소개하자면 ‘가져오다, 수행하다, 짊어지다, 들고 오다, 생산하다, 낳다’ 등을 뜻하는 ‘pheró‘에서 파생한 ‘pheresthai‘입니다.
본절에서 ‘되나니’로 번역한 것 같은 헬라어 ‘anagké(에네케이)’는 ‘~할 필요가 있다, 바로 해야만 한다, 불가피하다’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속 언약이 있는 곳에는(Hopou)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pheresthai) 상속 언약을 한 자의 죽음이 불가피하기(anankē) 때문이니(gar)“
17 유언은 그 사람이 죽은 후에야 유효한즉 유언한 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효력이 없느니라
‘그 사람’이란 단어는 원본에는 없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넣은 것입니다. ‘유효’로 번역된 헬라어는 ‘bebaios(베바요스)’인데 ‘게런티, 보증, 확증, 확실한, 확고한’이란 의미로 성경에 9번 나옵니다. ‘효력’으로 번역된 헬라어 ‘ischuó(이스큐오)’는 ‘강하다,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속 언약은 죽음 이후에 확증되기(보증되기) 때문이니(gar) 상속 언약을 한 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아무 효력이 없느니라“
18 이러므로 첫 언약도 피 없이 세운 것이 아니니
‘세운’으로 번역된 헬라어 ‘egkainizo(엥카히니드조)’는 ‘consecrate(거룩히 구분하다), dedicate(봉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러므로 첫 상속 언약도 피 없이는 봉헌되지(거룩히 드려지지) 아니하였나니”
19 모세가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한 후에 송아지와 염소의 피 및 물과 붉은 양털과 우슬초를 취하여 그 두루마리와 온 백성에게 뿌리며
‘율법’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nomos(노모스)’입니다. 그리고 ‘계명’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entolé(엔톨레이)’인데 ‘계명 혹은 명령’을 뜻하는 단어로 성경에 67번 나옵니다. ‘붉은’으로 번역된 헬라어 ‘kokkinos(코키노스)’는 영어로는 ‘scarlet’ 색으로 한국어로는 ‘진홍색, 선홍색, 다홍색, 주홍색, 새빨간색’입니다.
‘그 두루마리와 온 백성에게’란 번역은 원어의 강조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헬라어로는’auto(itself) te(both) to(the) biblion(book) kai(and) panta(all) ton(the) laon(people)’인데 영어 문법에 맞게 재정리하자면 ‘both the book itself and all the people’입니다. 즉, ‘both’라는 표현과 ‘and’란 단어를 둘 다 쓰고 ‘book’과 ‘itself’란 단어를 써서, 사람들뿐만 아니라 책 자체에도 뿌렸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책을 의미하는 biblion은 ‘종이, 파피루스 두루마리, 책’ 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세가 율법에 따라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하고 나서(lalētheisēs) 송아지와 염소의 피를 물과 진홍색 양털과 우술초와 함께(meta) 취해 책 그 자체와 온 백성에게도 뿌리며“
20 이르되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라 하고
본절의 ‘언약’ 역시 다른 구절들과 마찬가지로 ‘diathēkēs(디아데케스)’이기에 일단은 ‘상속 언약’으로 통일하는 게 의미 전달에 명확하리라 생각합니다. ‘명하신’으로 번역된 헬라어 ‘entellomai(엔텔로마히)’는 ‘명령하다, 촉구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르되, 이것은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명하신(명령하신) 상속 언약의 피라, 하였고”
21 또한 이와 같이 피를 장막과 섬기는 일에 쓰는 모든 그릇에 뿌렸느니라
본절에 ‘이와 같이’로 번역된 ‘homoiós(호모이오스)’는 ‘이처럼, 같은 방법으로, 마찬가지로, 똑같이’란 의미입니다. ‘섬기는 일에 쓰는’으로 번역된 ‘leitourgias(리투르지아스)’는 ‘서비스, 공무직, 특히 제사장 직무’를 의미하는 단어로 히브리서 8장 3절에 쓰인 단어와 같습니다. 본절의 장막은 역시 ‘성막’으로 번역해야 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더불어(de) 성막과 모든 직무의(tēs leitourgias) 그릇들에도 마찬가지로(homoiōs) 피를 뿌렸으며”
22 율법을 따라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나니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모든 물건’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panta(판타)’로 ‘모든 것, 각종’이란 의미입니다. ‘정결’로 번역된 ‘katharizó(카따리드조)’는 ‘깨끗게 하다, 정결하게 하다’라는 의미인데, 격식(종교의식)에 따른 정결함을 말하며, 영적인 더러움에서 정결해진다(깨끗해진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함’으로 번역된 헬라어 ‘aphesis(아페시스)’는 ‘기각, 석방, 사면’을 의미하는 법정 용어입니다. 그리고 본절에서 ‘aphesis(아페시스)’를 형용하는 부사로 제대로 번역이 되지 않은 단어가 있는데, ‘~일어나다, 드러나다, ~이 되다, ~생겨나다, ~태어나다’를 의미하는 ‘ginomai(기노마히)’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율법을 따라 거의 모든 게 피로써 정결하게 되고 피 흘림이 없이는 사면되지(사면이 일어나지) 않느니라“
23 그러므로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은 이런 것들로써 정결하게 할 필요가 있었으나 하늘에 있는 그것들은 이런 것들보다 더 좋은 제물로 할지니라
‘하늘’로 번역된 ‘ouranos(우라노스)’는 단수로 쓰이는 횟수만큼 ‘공기층, 우주, 영의 하늘(삼천층-고후 12:2)’을 포함한 ‘하늘들’이란 복수로도 사용됩니다. 그런데 본절은 총괄적인 의미에서의 하늘을 뜻하는 것이기에 ‘하늘들’이란 복수형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모형’으로 번역된 ‘hypodeigmata(하이파디퀘마타)’는 ‘hupodeigma(후파디퀘마)’의 복수형으로 ‘모형, 모본, 예(보기)’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anagké(에네케이)’로 ‘~할 필요가 있다, 바로 해야만 한다, 불가피하다’란 의미입니다. 본절에도 19절에 나오는 ‘책 자체(book itself)’처럼 ‘하늘의 것들 그 자체들은(heavenly things themselves)’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제물’로 번역된 ‘thysiais(띠시에이스)’는 희생 제물을 뜻하는 ‘thusia(뚜시아)’의 복수형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하늘들에 있는 것들의 모형들은 진실로(men) 이런 것들로 정결케 하는 게 불가피했지만 하늘의 것들 그 자체들은(auta) 이런 것들보다 더 나은 희생 제물들로 할지니라”
24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바로 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고
‘참 것’으로 번역된 헬라어 ‘aléthinos(엘레이띠노스)’는 ‘진짜, 진실, 실제, 참된’이란 의미입니다. ‘그림자’로 번역된 헬라어 ‘antitupos(안티투포스)’는 ‘~에 상응하는, ~반영하는’이란 의미로 소리의 메아리나 빛의 반사(반영)와 같은 뜻이 있습니다. 본절에도 ‘하늘 그 자체(the heaven itself)’란 표현이 나옵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것의 반영인 손으로 만든 성소로(hagia) 들어가신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려고(emphanisthēnai:to appear) 하늘 그 자체에 들어가셨기에(gar eis)“
25 대제사장이 해마다 다른 것의 피로써 성소에 들어가는 것 같이 자주 자기를 드리려고 아니하실지니
‘다른 것의 피’로 번역된 헬라어는 ‘haimati(blood) allotriō(of another)’인데 내가 아닌 다른 이의 것이란 의미입니다. 여기선 동물의 피였기에 ‘다른 것의 피’라고 번역할 수밖에 없지만 그냥 한국말로 읽으면 뭔가 표현이 어색한 거 같아(저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 설명을 부칩니다.
‘자주’로 번역된 헬라어 ‘pollakis(폴라키스)’는 ‘자주, 여러 번, 계속해서’란 뜻으로 ‘repeatedly(반복적으로)’란 표현이 본절에는 적합하다 판단이 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제사사장이 해마다 다른 것의 피로써 성소에 들어가는 것처럼(hōsper) 반복해서 자신을 드려야 하는 게 아니니(nor should he offer himself repeatedly)“
26 그리하면 그가 세상을 창조한 때부터 자주 고난을 받았어야 할 것이로되 이제 자기를 단번에 제물로 드려 죄를 없이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
‘그리하면’으로 번역된 헬라어 ‘epei(에피이)’는 ‘~때부터(when), ~했기에(because), ~하지 않다면(otherwise)’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본절에 역시 ‘자주’로 번역된 헬라어 ‘pollakis(폴라키스)’는 ‘자주, 여러 번, 계속해서’란 뜻으로 ‘repeatedly(반복적으로)’란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난을 받아야 했을 것이로되’로 번역된 헬라어는 ‘edei(이다이) pathein(파띠인)’으로 ‘고난당해야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들 뒤로 ‘하지만’을 뜻하는 ‘de‘가 오기에 “고난당해야 했겠지만”으로 번역하는 게 맞습니다.
‘없이 하시려고’로 번역된 ‘athetésis(에떼테이시스)’는 ‘옆으로 치워놓다’란 뜻으로 ‘무효화시키다, 판결을 취소하다, 계약을 파기하다, 폐기하다, 폐지하다’란 의미로 쓰입니다. ‘세상’으로 번역된 헬라어 ‘aiōnōn(아히오논)’은 ‘시공간, 시간대, 현재, 긴 시간, 영원’을 뜻하는 ‘aión(아히온)’의 파생어입니다. ‘나타나셨느니라’로 번역된 헬라어 ‘phaneroó(파네루)’는 ‘확실시하다, 명료하게 하다’란 뜻으로 ‘조명으로 드러나다, 볼 수 있게 드러나다, 나타나다’란 의미로 쓰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창세 때부터 반복해서 그가 고난당해야 했겠지만, 이제 시공간의 끝에 죄를 폐기하시려고 그 자신이 희생 제물로(by the sacrifice of himself) 나타나셨고(he has been revealed)”
27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한번’으로 번역된 헬라어 ‘hapax(하팍스)’는 ‘한 번, 한번은, 한 번에 다, 한 번 더’등을 의미합니다. ‘정해진’으로 번역된 ‘apokeimai(아포키마히)’는 ‘보관하다, 저장하다, 준비되다, 예비되다, 마련되다’란 의미입니다. ‘사람’으로 번역된 ‘anthrōpois(앤뜨로포이스)’는 ‘사람들’을 뜻하는 복수형입니다. 또한 본절에 빠져있는 ‘hoson(호손)’이란 단어가 있는데, ‘얼마나, 얼마만큼, ~하는 동안, ~만큼’ 등의 의미로 쓰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번은 죽는 게 사람들에게 예비된 만큼 그 후에는(그와 더불어) 심판이니”
28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 바 되셨고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죄와 상관 없이 자기를 바라는 자들에게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
원어에는 ‘사람’이란 단어는 없습니다. ‘단번’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한번’을 뜻하는 27절의 ‘hapax(하팍스)’입니다. ‘죄와 상관없이’라고 번역해도 됩니다. 그렇지만 ‘chōris(코리스)’는 ‘별도로, 별개로, 분리되어(seperately, apart from)’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죄들을 담당하시려고 한 번 드려지셨던 그리스도도 두 번째는 죄와 별도로(별개로) 자신을 기다리는 자들에게 구원을 위해 나타나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