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다 보면 그 넓이와 길이와 깊이와 높이를 알 길 없어서, 성경이 그렇다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은혜가 될 때가 있습니다. 마치 장엄한 자연의 경관 앞에 하루살이와 같은 모습으로 홀로 섰을 때 느끼는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경이로움 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령의 인도하심과 조명에 따라 말씀 안에서 특정 부분을 찾아내고, 보여주시는 만큼 알게 되는 것에 깊은 은혜와 감사를 느끼곤 합니다. 지금부터 4년 전, 에스겔 28장을 읽던 중에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에스겔 28장은 두로 왕에 대한 심판을 담은 장인데, 심판의 말씀이 1절부터 10절, 11절부터 19절, 2번에 나뉘어 나옵니다. 특히 후반부가 되는 11-19절엔 희한한 내용이 나와서, 에스겔 28장 두로 왕에 대한 심판은 마귀에 대한 심판의 말씀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11절에서 19절 말씀만 옮기자면, “여호와의 말씀이 또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인자야 두로 왕을 위하여 슬픈 노래를 지어 그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너는 완전한 도장이었고 지혜가 충족하며 온전히 아름다웠도다 네가 옛적에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어서 각종 보석 곧 홍보석과 황보석과 금강석과 황옥과 홍마노와 창옥과 청보석과 남보석과 홍옥과 황금으로 단장하였음이여 네가 지음을 받던 날에 너를 위하여 소고와 비파가 준비되었도다 너는 기름 부음을 받고 지키는 그룹임이여 내가 너를 세우매 네가 하나님의 성산에 있어서 불타는 돌들 사이에 왕래하였도다 네가 지음을 받던 날로부터 네 모든 길에 완전하더니 마침내 네게서 불의가 드러났도다 네 무역이 많으므로 네 가운데에 강포가 가득하여 네가 범죄하였도다 너 지키는 그룹아 그러므로 내가 너를 더럽게 여겨 하나님의 산에서 쫓아냈고 불타는 돌들 사이에서 멸하였도다 네가 아름다우므로 마음이 교만하였으며 네가 영화로우므로 네 지혜를 더럽혔음이여 내가 너를 땅에 던져 왕들 앞에 두어 그들의 구경 거리가 되게 하였도다 네가 죄악이 많고 무역이 불의하므로 네 모든 성소를 더럽혔음이여 내가 네 가운데에서 불을 내어 너를 사르게 하고 너를 보고 있는 모든 자 앞에서 너를 땅 위에 재가 되게 하였도다 만민 중에 너를 아는 자가 너로 말미암아 다 놀랄 것임이여 네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네가 영원히 다시 있지 못하리로다 하셨다 하라(겔 28:11-19)”
이 구절을 보면 에덴동산에 있던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어떤 기름 부은 그룹이 나오는데, ‘그룹’은 스랍이나 천사처럼 천상에 있는 생물들의 한 종류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가 생명 나무에 접근 못 하게 불검으로 지키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고(창 3:24), 이사야와 에스겔, 요한계시록 등의 예언서에 주로 등장합니다. 성경에 69번 나오는 ‘그룹’ 관련 구절을 모두 읽어보고, 천상의 생물들이 등장하는 이사야 6장, 에스겔 1장과 10장, 요한계시록 4장 등을 읽어보면 대충 그림이 잡힙니다. 그렇기에 용, 옛 뱀인 마귀, 즉 사단은 기름 부음을 받은 그룹이었지만 자신을 높이고 하나님의 왕좌를 탐내므로 내침받았다는 사실을 성경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진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 관심을 끈 부분은 특별히 “네가 옛적에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어서 각종 보석 곧 홍보석과 황보석과 금강석과 황옥과 홍마노와 창옥과 청보석과 남보석과 홍옥과 황금으로 단장하였음이여 네가 지음을 받던 날에 너를 위하여 소고와 비파가 준비되었도다 (겔 28:13)”란 부분에 나오는 보석들이었습니다. 이 부분의 한국어 번역이 유감스러움으로 보석들의 이름이 열거된 부분만 영어로 옮기면, “…sardius, topaz, and the diamond, the beryl, the onyx, and the jasper, the sapphire, the emerald, and the carbuncle, and gold…(Ezekiel 28:13)”입니다. 하필 출애굽기를 찬찬히 정독한 지 얼마 안 되어 에스겔을 정독했기에 보석들이 열거되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고, 출애굽기에 나오는 대제사장 흉패에 박혀 있던 보석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찾아보니 우연찮게도 대제사장의 의관과 흉패가 나오는 부분은 출애굽기 28장이었습니다.
여기 흉패 부분만 옮기면, “너는 판결 흉패를 에봇 짜는 방법으로 금 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 실로 정교하게 짜서 만들되 길이와 너비가 한 뼘씩 두 겹으로 네모 반듯하게 하고 그것에 네 줄로 보석을 물리되 첫 줄은 홍보석 황옥 녹주옥이요 둘째 줄은 석류석 남보석 홍마노요 셋째 줄은 호박 백마노 자수정이요 넷째 줄은 녹보석 호마노 벽옥으로 다 금 테에 물릴지니 이 보석들은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대로 열둘이라 보석마다 열두 지파의 한 이름씩 도장을 새기는 법으로 새기고 순금으로 노끈처럼 땋은 사슬을 흉패 위에 붙이고 (출 28:15-22).” 역시 이 부분의 보석만 영어로 옮기면 “And thou shalt set in it settings of stones, even four rows of stones: the first row shall be a sardius, a topaz, and a carbuncle: this shall be the first row. And the second row shall be an emerald, a sapphire, and a diamond. And the third row a ligure, an agate, and an amethyst. And the fourth row a beryl, and an onyx, and a jasper: they shall be set in gold in their inclosings.(출 28:17-20)”입니다.
출애굽기 28장 구절에서 보이는 것처럼 제사장의 흉패에는 금판에 12개의 보석이 3개씩 4줄로 박혀 있습니다. 그래서 에스겔 28장에 나오는 그룹이 치장했던 보석은 몇 개인가 세어보니 금과 9개의 보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곳에 나오는 보석을 일일이 대조해보니 놀랍게도 대제사장 흉패의 3번째 줄에 박혀있는 3개의 보석이 사단에겐 없었습니다. 출 28장에 대제사장에 대한 기록과 흉패의 12개 보석이 나오고, 겔 28장엔 타락한 그룹인 사단과 그가 치장한 9개의 보석이 나온다는 사실. 그리고, 그 보석들을 일일이 대조해보니 대제사장 흉패 3번째 줄에 박힌 3개의 보석이 나란히 없다는 것엔 분명 어떤 영적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묵상도 해보고 연구도 해보고 주석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찾아보다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나름대로 타당성 있게 여겨졌습니다.
이 이미지를 만든 사람의 logic은 대제사장의 12개의 보석은 12지파를 나타내기에(출 28:21), 12명을 출생순서로 나열하면 3번째 줄의 보석은 갓, 아셀, 이사갈 지파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창세기 49장에서 야곱이 12 아들에게 준 예언 구절에 비춰보면 “갓은 군대가 그를 이길 것이나 끝에는 그가 이기리로다(창 49:19)”, 즉 사탄은 결코 이기지 못하고 패배할 것이기에 갓의 보석이 빠져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긴다고 쓰인 영어 표현인 ‘overcome’은 요한계시록 2장-3장에 나오는 7 교회의 이기는(overcome) 자와 같은 단어입니다. 여자의 씨로 오시는 주님의 발꿈치를 뱀이 물지만 결국 주님이 뱀의 머리를 밟을 거란 말씀처럼(창 3:15), 주님은 어둠 권세를 물리치고 승리하시지만 사단은 결코 승리치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셀에게서 나는 그의 빵은 기름지리니 그가 왕의 진미를 내리로다(창 49:20)”가 빠져 있는 이유는 사단은 결코 누군가에게 생명의 빵이 되거나 하나님이 기뻐하실만한 진미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생명의 빵이 되어 주시고 하나님이 흠향하실만한 제물이 되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잇사갈은 두 개의 짐 가운데 꿇어앉은 건장한 나귀로다(창 49:14)”가 빠진 이유는 (우리 죄짐을 담당하려고 종으로 오셨던 예수님과 달리) 사단은 결코 누군가의 짐을 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가로에 들어간 내용은 제가 덧붙인 해석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통치를 뜻하는 12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해석 외에도 어떤 영적인 의미가 더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 거기에 대한 개인적인 조명은 없습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성령의 조명을 받으시면 코멘트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Glory be to Lo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