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강해(2) –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요 1:6-13)

요한복음 1장 6-13절
6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 7 그가 증언하러 왔으니 곧 빛에 대하여 증언하고 모든 사람이 자기로 말미암아 믿게 하려 함이라 8 그는 이 빛이 아니요 이 빛에 대하여 증언하러 온 자라 9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10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11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12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13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6절의 의미가 한국어나 영어로는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이유는 성경에 독특하게 등장하는 한 표현 때문입니다. 히브리어로는 ‘way·hî(웨이히)’, 헬라어로는 ‘ginomai(기노마이)’인데, 영어로는 “it came to pass”로 번역합니다. 영어 성경 중 킹제임스 성경이 유일하게 이 표현을 살려서 번역하려고 나름 애썼지만 다른 번역본들은 이 표현을 대부분 살리지 않고 번역했습니다.

way·hî(웨이히)’ 또는 ‘ginomai(기노마이)’란, A란 일이 일어나고 어떤 정해진 시간이 흐른 후에 B란 일이 일어나게 됐을 때 쓰이는 접속사로서 특별히 말씀의 성취와 관련이 있습니다. 즉, 요한이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게 된 사건은 어느 날 우연히 독립적으로 일어나게 된 일이 아니라 1-5절까지 일어났던 일들의 연속선상에 있는 일로서 어떤 정해진 시간이 흐른 후에 나타나게 된 결과물임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6절을 원어에 맞게 번역하면,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나타나게 되었으니” 또는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오게 되었으니”입니다. 즉,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으로 말미암아 만물이 지은 바 되었고 그 안에 있던 생명이 사람들의 빛이었으나 어둠이 깨닫지 못하기에 이제 때가 차서 한 사람이 그 빛을 증거하러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빛은 창조 넷째 날에 지은 해와 달과 별의 빛이 아닌 창조 첫날,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말씀하시어 있게 된 생명의 빛으로 만물이 이로 말미암아 지어진 “참 빛(true light)”입니다(창 1:3; 요 1:1-4). 이 빛은 “스블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리리여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취었도다(마 4:14-16)”라는 말씀의 성취로 온 영생의 복음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셨을 때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 하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던 시므온은 성령의 감동으로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찬송하며 다음과 같이 예언합니다.

누가복음 2장 30-32절
30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31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32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 하니

32절에 “이방을 비추는 빛”의 “비추는”으로 번역한 “apokalupsis(아포칼룹시스)”는 “계시하다”란 뜻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원어에 맞게 번역하면 “이방들에겐 계시의 빛이요(a light of revelation to the Gentiles)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입니다. 즉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인 예수 그리스께서 이방들에게 계시의 빛이 되셨다는 것입니다.

이 예언의 말씀처럼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생명의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이방인에겐 받아들여졌지만 정작 이스라엘에겐 거부당했고,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의 이스라엘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본문의 요한복음 1장 10절과 11절이 증거하는 것처럼 “예수님이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한” 것인데,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고린도후서 3장 13-16절
13 우리는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장차 없어질 것의 결국을 주목하지 못하게 하려고 수건을 그 얼굴에 쓴 것 같이 아니하노라 14 그러나 그들의 마음이 완고하여 오늘까지도 구약을 읽을 때에 그 수건이 벗겨지지 아니하고 있으니 그 수건은 그리스도 안에서 없어질 것이라 15 오늘까지 모세의 글을 읽을 때에 수건이 그 마음을 덮었도다 16 그러나 언제든지 주께로 돌아가면 그 수건이 벗겨지리라

이스라엘이 언제든지 주께로 돌아가면 그 수건이 벗어지련만 아직도 모세의 글을 읽을 때 수건이 그 마음을 덮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육신에 할례를 할 것이 아니요 마음에 할례를 받아야 합니다(롬 2:29). 육신에 덮인 것만 벗겨내는 모세의 할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육의 몸을 벗고 마음에 덮인 수건을 벗겨낼 수 있는 그리스도의 할례가 중요한 것입니다(골 2:11).

누가복음 2장의 시므온의 예언은 다음 구절로 이어집니다.

누가복음 2장 34절
34 시므온이 저희에게 축복하고 그 모친 마리아에게 일러 가로되 보라 이 아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의 패하고 흥함을 위하며 비방을 받는 표적 되기 위하여 세움을 입었고

34절에서 ‘패하고’로 번역한 헬라어 ‘ptósis(프토시스)’는 ‘무너짐, 쓰러짐, 폐망’이란 의미로 신약에 딱 두 번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본절과 마태복음 7장 27절인데 다음과 같습니다.

마태복음 7장 15-27절
15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16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17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18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19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20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21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22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23 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24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25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26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27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주님은 거짓 선지자들에 대해 경고하시면서 주님이 다시 오실 때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이들이 비록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을 하고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했다 하더라도, 성령의 열매가 아닌 썩은 육신의 열매를 맺었다면 찍혀 불에 던져질 뿐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지 않고 자신의 배를 쫓아 자기 뜻대로 행했던 사람들이기에 주님은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과 같아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집에 부딪혀도 무너지지 아니할 것이지만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않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으로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쓰러져 그 “무너짐”이 심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여기서 “무너짐”으로 쓰인 단어가‘ptósis(프토시스)’입니다.

그러니까 누가복음 2장 34절 말씀, “…이 아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의 패하고(ptósis:프토시스) 흥함을 위하며 비방을 받는 표적 되기 위하여 세움을 입었고”에서 “패하고”란 의미는 이스라엘 중 많은 자들을 멸망시키기 위해 오셨다는 뜻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많은 사람의 패하고 흥함을 위하며”에서 “흥함을 위하며”는 유감스러울 정도의 오역이란 점입니다.

누가복음 2장 34절
34 시므온이 저희에게 축복하고 그 모친 마리아에게 일러 가로되 보라 이 아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의 패하고 흥함을 위하며 비방을 받는 표적 되기 위하여 세움을 입었고

여기서 “흥함”으로 번역한 헬라어 ‘anastasis(아나스타시스)’는 ‘부활’이란 뜻입니다. 신약에 총 42번 쓰였는데 누가복음 2장 34절을 제외하고 모두 부활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 구절만 “일으키다”란 의미의 “rising up”으로 영어 성경들이 번역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 구절을 원어의 뜻에 충실하게 번역하자면 “보라 이 아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의 멸망과 부활을 위하여 그리고 비방을 받게 될 표적을 위하여 놓였나니(keitai)”입니다.  

여기서 “비방을 받게 될 표적(sēmeion antilegomenon)”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표적”으로 번역한 “sémeion(세이미온)”은 성경에 총 77번 등장합니다(하나님의 완전 수 7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길 누르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수많은 표적을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표적을 요구했던 바리새인들에게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선지자 요나의 표적 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느니라 요나가 밤낮 사흘 동안 큰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 같이 인자도 사흘 동안 땅속에 있으리라(마 12:38-40)”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비방을 받게 될 표적이란 다름 아닌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비방을 받게 될 표적을 위해 놓인(세워진으로 오역됨) 아이였던 것입니다. 바울도 이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합니다.

고린도전서 1장 21-25절
21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22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23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24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25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여기서 거리낀다는 것으로 번역한 헬라어 “skandalon(스탠달론)”은 ‘걸림돌’을 의미합니다),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든 헬라인이든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입니다. 어떻게 그렇습니까? 이 부분은 본문의 요한복음 1장 12-13절 말씀이 조명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장 12-13절
12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13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인 이유는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피나(haimatōn), 육의 뜻이나(thelēmatos sarkos), 사람의 뜻으로 난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기에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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