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우리가 하는 말의 요점은 이러한 대제사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라 그는 하늘에서 지극히 크신 이의 보좌 우편에 앉으셨으니
‘요점’으로 번역된 ‘kephalaion(케팔라욘)’은 ‘요점, 주요 포인트, 합계’란 의미입니다. ‘지극히 크신 이’로 번역된 ‘megalósuné(메갈로쑤네이)’는 ‘위대한 혹은 폐하’란 호칭인데 특히 신적 왕권을 칭할 때만 사용된 단어로 신약에 딱 3번 나옵니다(히 1:3, 8:1; 유 1:25). 영어로는 ‘the Majesty’로 번역하는데 왕정 통치를 하는 곳에서는 왕, 여왕, 황제 등을 ‘your Majesty!’라는 호칭으로 부르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잘 되지만, 한국어로는 이런 왕권에 대한 의미 전달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하게 다음과 같이 번역해 보았습니다.
“지금껏 말한 것들의 요점은 이러한 대제사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니 하늘들에서 왕이신 분의 보좌 오른편에 앉으셨으며“
2 성소와 참 장막에서 섬기는 이시라 이 장막은 주께서 세우신 것이요 사람이 세운 것이 아니니라
헬라어와 영어는 문법이 비슷한 편이라 괜찮지만 한국말로 번역하려면 뒤에 있는 문장을 앞으로 가져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번역하면 본절처럼, 있지도 않은 단어를 넣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본절에 ‘장막’이 두 번 나오는데 원어나 영어엔 한 번밖에 없습니다. 말이 되게 하려고 구절 뒷부분에 ‘장막’을 한 번 더 넣었지만 그냥 구절의 뒷부분을 앞으로 가져와서 번역했다면 그럴 필요가 없게 됩니다.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최대한 원어와 문법에 가깝게 번역하자는 의도였기에 저는 넣지 않고 번역하겠습니다.
그리고 본절에 ‘장막’으로 번역된 ‘skéné(스케네)’는 ‘장막, 성막, 거주지, 집’ 등을 의미하는 헬라어인데 신약에 총 20번 나옵니다. 유감스럽게도 장막(tent)과 성막(tabernacle)을 의미하는 뚜렷하고도 독특한 단어들이 히브리어에 있는 반면, 헬라어는 아닙니다. 따라서 문맥에 따라 ‘스케네’는 18번은 ‘성막’으로 번역됐고 2번은 ‘장막 혹은 거주지’로 번역됐습니다(스케네가 나오는 모든 구절은 단어를 누르시면 볼 수 있습니다). 본절은 분명하게도 ‘성막(tabernacle)’을 의미하고 있기에 ‘성막’으로 번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히브리어로 장막은 ‘오헬(אֹהֶל)‘이고 성막은 ‘미쉬칸(מִשְׁכָּן)‘입니다. 구약에서 ‘회막’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장막을 뜻하는 ‘오헬(אֹהֶל)‘과 ‘절기, 집회, 장소’ 등을 의미하는 ‘모에드(מוֹעֵד)‘의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이 아닌 주께서 세우신 참 성막 안과 성소 안에서 섬기시는 분이시라“.
3 대제사장마다 예물과 제사 드림을 위하여 세운 자니 그러므로 그도 무엇인가 드릴 것이 있어야 할지니라
‘대제사장마다’로 번역해도 괜찮지만 ‘모든, 다, 전체, 각종’ 등을 의미하는 ‘pas(파스)’가 있기에, ‘모든 대제사장은’이라고 번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사’로 번역된 헬라어 ‘thusia(뚜씨이아)’는 희생제물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를 수식하는 ‘그리고(kai) 와 둘 다((te)란 단어가 있습니다. 즉, 직역하면 ‘예물 그리고 희생제물 둘 다’가 됩니다(예물과 희생제물의 차이는 여길 누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세운’으로 번역된 헬라어 ‘kathistémi(케띠스테이미)’는 ‘세우다, 임명하다’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대제사장은 예물 그리고 희생제물도 드리려고 세우는 것이기에 따라서 그도 역시 드릴만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느니라“
4 예수께서 만일 땅에 계셨더라면 제사장이 되지 아니하셨을 것이니 이는 율법을 따라 예물을 드리는 제사장이 있음이라
번역에는 빠져 있는 단어들을 모두 넣고 원어와 문법에 맞게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ei) 그분께서 정말(men) 땅에 계셨더라면 제사장 역시(oude) 되지 아니하셨을 것이니 율법에 따라 예물들을 드리는 자들이 이미 있기(ontōn) 때문이라“
5 그들이 섬기는 것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라 모세가 장막을 지으려 할 때에 지시하심을 얻음과 같으니 이르시되 삼가 모든 것을 산에서 네게 보이던 본을 따라 지으라 하셨느니라
본절은 특히나 번역이 어색하게 되어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흠정역도 찾아봤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 본절에 쓰인 ‘장막’은 ‘성막’으로 번역했어야 합니다.
‘지으려 할 때에’로 번역된 문구는 ‘mellōn epitelein‘인데 ‘완성하려 할 때에’로 번역해야 맞습니다. 왜냐면 ‘epitelein(에피텔레인)’은 ‘완성하다, 끝마치다, 완벽하게 하다’를 의미하는 ‘epiteleó(에피텔레오)’란 원어에서 파생됐고 ‘mellōn(멜론)’은 ‘~을 하려던 참(to be about to)’을 뜻하는 ‘melló(멜로)’에서 파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시하심’으로 번역된 헬라어 ‘kechrēmatistai(케크리마티스타이)’는 특별히 신적 경고를 뜻하는 단어로 신약에 총 9번 나오는 chrématizó(크레이마티드조)’라는 원어에서 파생했습니다. 주로 ‘하나님으로부터 경고나 주의를 받았다’로 번역되었고 영어로는 ‘warned(경고하다/받다)’ 혹은 ‘admonished(충고하다/받다, 주의를 주다/받다, 훈계하다/받다)’로 번역됐습니다.
‘본을 따라’에서 ‘본’으로 번역된 헬라어 ‘typon(타이폰)’은 ‘패턴, 모양, 모델, 자국’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삼가’로 번역된 헬라어는 ‘Hora(호라)’로 ‘주의하라, 조심하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은 성막을 완성하려 할 때에 모세가 주의(경고)를 받았던 것처럼(kathōs)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과 그림자를 섬기나니 그분께서 이르시되 삼가 너는 산에서 네게 보여 줬던 본을 따라 모든 것을 만들라 하셨으나”
6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아름다운 직분을 얻으셨으니 그는 더 좋은 약속으로 세우신 더 좋은 언약의 중보자시라
본절의 ‘그러나’는 매끄러운 번역을 위해 5절 끝부분을 ‘하셨느니라’가 아닌 ‘하셨으나’로 처리하는 것으로 미리 포함했습니다.
‘더 아름다운’으로 번역된 ‘diaphoros(디아포로스)’는 ‘서로 다른, 다양한, 색다른, 뛰어난’ 등을 의미합니다. ‘직분’으로 번역된 헬라어 ‘leitourgias(리투르지아스)’는 ‘서비스, 공무직, 특히 제사장 직무’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번역에는 빠져있는 ‘~만큼’을 의미하는 헬라어 ‘hosō(호쏘)’와 ‘그리고, 또한, 더구나, 더불어’을 의미하는 ‘kai(카이)’를 넣었고 ‘그것 위에, 혹은 그것을 근간으로’를 의미하는 ‘hētis epi(헤이티스 에피)’를 넣었습니다.
‘더 좋은 약속으로 세우신’에서 ‘세우신’으로 번역된 ‘nenomothetētai(네노모떼테이타이)는 ‘(법을) 제정하다, (법이) 제정되다’는 의미로 본절과 히브리서 7장 11절 두 군데만 나오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맞게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그는 더욱 뛰어난 직무를 얻으신 것만큼 더불어 더 나은 언약의 중보자이시니 그것을 근간으로 더 나은 약속들이 제정됐느니라”
7 저 첫 언약이 무흠하였더라면 둘째 것을 요구할 일이 없었으려니와
본절에서 ‘언약’은 원본에는 없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넣은 것입니다. 킹제임스 영어 성경과 NASB도 ‘언약’이란 단어가 원래는 없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이탤릭체로 썼거나 부호 안에 넣었습니다.
‘무흠’으로 번역된 ‘amemptos(아멤프토스)’는 ‘흠이나 잘못, 혹은 하자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신약에 5번 나옵니다(5에 대한 의미는 여길 누르시기 바랍니다). ‘요구’로 번역된 헬라어 ‘zéteó(제이테오)’는 ‘찾다, 구하다, 원하다, 필요하다, 요구하다’란 의미입니다. 또한 본절에는 빠져 있는 헬라어 ‘topos(토포쓰)’는 ‘장소, 지역, 자리, 방, 기회’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처음 것이 무흠하였더라면 둘째 것을 구할(찾을) 기회가(여지가) 없었으려니와“
8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여 말씀하시되 주께서 이르시되 볼지어다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과 더불어 새 언약을 맺으리라
본절에 ‘잘못을 지적하여’란 문구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잘못된 번역입니다. 그보다는 ‘흠(잘못)을 발견하셨다(memphomenos:멤포메노스)’가 더 맞는 번역입니다. ‘더불어’로 번역된 헬라어 ‘epi(에피)’는 ‘~위에, ~에게, ~을 기반으로’란 의미입니다. 그리고 ‘맺으리라’로 번역된 헬라어 ‘syntelesō(신텔레소)’는 ‘완성하다, 끝마치다, 성취하다’란 의미의 ‘sunteleó(순텔레오)’란 어원에서 파생한 단어로 특별히 ‘(법을) 비준하다, 인준하다, (계약을) 승인하다’ 등을 의미합니다(영어로는 ractify).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들에게서 흠을 발견하셨기 때문에(gar) 그분께서 이르시되, 주가 말하노라, 보라(Idou) 날들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의 집에게 그리고 유다의 집에게 새 언약을 인준하리라“
9 또 주께서 이르시기를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열조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그들과 맺은 언약과 같지 아니하도다 그들은 내 언약 안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므로 내가 그들을 돌보지 아니하였노라
본절에 나오는 ‘또’란 단어는 원어엔 없기에 뺍니다. 그리고 ‘열조’란 번역도 괜찮지만, 헬라어 ‘patrasin(파트라신)’은 ‘아버지들’이란 의미기에 그냥 ‘조상들’로 번역했습니다.
본절에 ‘맺은 언약’에서 ‘맺은’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epoiēsa(에포이싸)’로 8절에서 ‘맺은’으로 잘못 번역되어서 제가 ‘인준’으로 고친 ‘syntelesō(신텔레소)’와 다른 단어입니다. ‘epoiēsa(에포이싸)’는 ‘만들다, 하다, 짓다, 생산하다’ 등을 의미하는 ‘poieó(포에오)’에서 파생한 단어이기에 본절에서는 ‘맺은’으로 번역한 게 맞습니다.
본절에서 ‘머물러 있지’로 번역된 헬라어 ‘emmenó(엠멘노)’는 ‘머물다, 신의를 지키다, 관리하다, 인내하다’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 신약에 4번 나옵니다(4에 대한 의미는 여길 누르시길 바랍니다). ‘돌보지 아니하였다’로 번역된 헬라어 어원은 ‘ameleó(아멜레오)’로 ‘상관하지 않다, 신경 쓰지 않다, 소홀하게 대하다, 돌아보지 않다, 무시하다’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그들을 에굽 땅에서 이끌어 나오던 날에 그들과 맺은 언약에 따른 것이 아니니라. 그들이 내 언약 안에 머물지 아니하였으므로 내가 그들을 돌아보지 아니하였노라. 주가 말하노라.“
10 또 주께서 이르시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것이니 내 법을 그들의 생각에 두고 그들의 마음에 이것을 기록하리라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게 백성이 되리라
본절에 ‘~때문에, 그것, 그렇기에’ 등을 의미하는 ‘hoti(호티)’가 빠져 있어 넣습니다. 그리고 본절에 ‘맺은’으로 역시 번역된 헬라어는 ‘diathēsomai(디아띠쏘마이)’로 ‘따로 두다, 유언으로 남기다’를 의미하는 ‘diatithémi(디아티떼마이)’에서 파생된 단어인데 이 어원은 신약에 총 7번 나옵니다. 이 부분은 ‘새 언약’이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이렇게 8, 9, 10절에 나오는 각각 다른 3개의 헬라어가 모두 ‘맺은’으로 번역됐다는 게 유감입니다.
‘생각’으로 번역된 헬라어 ‘dianoia(다이아노이아)’는 ‘이해(명철), 지성, 생각, 정신, 통찰’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한국어는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지각’이란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됐습니다. 지각은 어떤 이해와 인식, 혹은 통찰력으로 갖게 된 생각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날들 이후에 내가 이스라엘의 집에 유언으로 남길 언약은 이것이기 때문이라(hoti) 주가 말하노라 나의 법들을 그들의 지각(생각) 안에(eis) 두고 그들의 마음 위에(epi) 그것들을 기록하리라 또한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게 한 백성이 되리라
11 또 각각 자기 나라 사람과 각각 자기 형제를 가르쳐 이르기를 주를 알라 하지 아니할 것은 그들이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나를 앎이라
본절에 ‘각각 자기’로 번역된 헬라어는 ‘hekastos(헤카스토스) autou(오토)’인데, ‘각자’란 의미입니다.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 그들이 각자의 이웃 그리고 각자의 형제에게 주를 알라고 말하며(legōn) 가르치지(didaxōsin) 아니하리니 가장 작은 자로부터 가장 큰 자까지 모두 나를 알 것이기 때문이니(hoti)”
12 내가 그들의 불의를 긍휼히 여기고 그들의 죄를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
이 구절도 왜 킹제임스 영어랑 원어가 다른가 해서 보니 가장 오래된 1550년 원본에는 있는데 그 후로 ‘불법 혹은 무법’을 의미하는 헬라어 ‘ἀνομιῶν(anomia)’가 빠진 원본들이 주류를 이루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 헬라어 ‘anomia(아노미아)’는 신약에 총 15번 나오는데 ‘무법, 불법, 불순종, 죄’란 의미로 쓰이며 대부분 ‘불법(iniquity)’으로 번역됐습니다. 주류는 아니지만 1550년 원본(스테파너스:Stephanus Textus Receptus), 1894 원본(스크리베너:Scrivener’s Testus Receptus), 2005년 원본(바이잔틴:Byzantine Majority Text)에는 본절이 이 단어가 있기에 번역합니다.
그리고 본절에 ‘불의’로 번역된 헬리어 ‘adikia(아디키아)’는 ‘부당, 불의’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성경에 총 25번 등장하는데, 킹제임스영어 성경은 이 단어를 어떤 구절은 불법(iniquity)으로 어떤 구절은 불의(unrighteous)로 번역했습니다. 그렇지만 ‘불법’에 해당하는 헬라어 ‘anomia(아노미아)’가 따로 있기에 다른 영어 성경처럼 ‘불의(unrighteous) 혹은 부당(unjust, injustice)’으로 번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어와 문법에 충실한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그들의 불의에 대해 긍휼을 베풀고 더 이상(mē eti) 그들의 죄들과 그들의 불법을 기억하지 아니할 것이기 때문이라”
13 새 언약이라 말씀하셨으매 첫 것은 낡아지게 하신 것이니 낡아지고 쇠하는 것은 없어져 가는 것이니라
본절엔 ‘언약’이란 단어가 없습니다. 모두 ‘언약’을 뜻하는 거겠지 싶어 넣은 것이지만 이 구절은 오히려 뒤에 오는 9장 1절에 나오는 ‘첫 예배(섬김)의 규례(예법)들과 땅의 성막’에 대한 언급입니다. 참고로 9장 1절에도 ‘언약’이란 단어는 없습니다.
그리고 본절에 ‘낡아지게 하신 것이니 낡아지고’도 괜찮은 번역이지만 좀 더 맞는 번역은 ‘낡아지게 만들었으니(pepalaiōken) 낡아져 가고(palaioumenon)’입니다. 두 단어 모두 ‘낡게 만들다, 오래되어 쓸모없어지다, 늙어가다’란 의미의 ‘palaioó(팔라유)’란 어원에서 파생한 단어입니다.
또한 본절에 ‘쇠하는’으로 번역된 헬라어 ‘géraskó(가라스코)’는 ‘나이가 들다, 늙어가다’란 의미입니다. 본절에 ‘없어져 가는’으로 번역된 헬라어 ‘aphanismos(아파니스모스)’는 ‘사라져가다, 없어지다’란 의미입니다. 여기에 ‘(어떤 장소나 시간에) 가까운, 거의’를 의미하는 헬라어 ‘engys(엥기스)’를 넣고 원어와 문법에 충실하게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말씀하시기를(legein), 새것이라(Kainēn), 첫 것은 낡아지게 만들었으니 낡아져 가고 오래되어(나이가 들어) 거의 사라져감이라“